아카시아, 향기로 피어나는 5월의 마음

아카시아, 향기로 피어나는 5월의 마음

5월이 오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
푸르름보다 향기다.
눈에 띄지도 않던 나무들이
어느 날 갑자기 진한 향기를 뿜어내기 시작하면
“아, 아카시아가 피었구나.”
그 향기만으로도 계절이 바뀌었음을 느낀다.

아카시아는 온 동네를 감싸 안는다.
그 존재는 조용하지만,
그 향기는 결코 조용하지 않다.
길을 걷다 보면 코끝을 찌르는 달큰함에
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되고,
잠시 그 나무 아래 머무르게 된다.

아, 아카시아야!
너는 소리 없이 피어나
온 세상을 네 향기로 적시는구나.
그저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 하나로
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너의 능력,
참으로 고상하도다.

밤이 되면 향기는 더 짙어진다.
어두운 하늘 아래서조차
그 존재를 뽐내는 듯,
어디선가 풍겨오는 향기 속에
문득 돌아갈 집이 생각나고,
그리운 얼굴들이 겹쳐 보인다.

손바닥 위에 꽃송이를 살포시 올려놓으면
그 하얗고 여린 꽃잎들이
왠지 모르게 보호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온다.
움켜쥐려 하면 흩어질 것 같은 그 모습이
더 애틋하게 다가온다.

아카시아의 꽃말은
‘고상함, 우정, 깨끗한 마음, 숭고한 사랑’.
그 향기처럼,
그 꽃처럼,
우리 마음속에도 그런 고운 정서들이
피어나길 바란다.

나도 누군가에게
그런 향기로 기억되면 좋겠다.
말 한마디, 미소 하나,
마음 써준 작은 친절이
누군가의 5월 한가운데
아카시아처럼 은은하게 퍼졌으면.

오늘, 이 향기를 따라
나의 마음도 정갈히 다듬고 싶다.
우정을 지키고,
깨끗한 마음을 품고,
숭고한 사랑을 더 품는 하루가 되기를—
아카시아가 내게 가르쳐 준
5월의 기도다.